캐나다 동부 여행, 2026년 7월

국내 휴식

뉴편랜드 바이킹 트레일을 달리는 차량

해외여행 가는 것은 좋지만 (더 하러 갈 거고요) 필요한 표 끊고 준비하는데 몇 개월의 시간이 필요하잖아요. 반면에 1주 길이에 적합한 단거리 여행은 계획 세우기 쉽죠 (곧 말에서 안 좋은 씨가 필거지만). 토론토에서 단거리 여행이라면 밴쿠버 혹은 몬트리올 같은 다른 대도시들 아니면 미국을 말합니다. 하지만 현재 정치적인 상황으로 인해 국경을 넘는 여행을 할 때는 아닌 것 같고 밴쿠버와 몬트리올은 요 몇년 사이에 방문해봐서 딴 목적지를 찾는 것이 좋았을 것 같았습니다. 언젠가는 북쪽의 황무지를 밟고 싶지만 이번에는 좀 더 가까운 동부주들인 노바 스코샤와 뉴펀랜드에 갔다왔습니다.

뉴브런즈윅이랑 프린스 에드워드 섬 (PEI) 은 건너뛴 이유는 시간이 부족해서 였습니다. 따지고 말하면 두주에도 가긴했습니다, PEI 는 샬럿타운에서 한 밤 잠고 다운타운도 짧게 보고 컨페더레이션 다리를 건너면서 보고왔습니다. 뉴브런즈윅는 오로지 노바 스코샤를 향해 운전하면서 지나쳤기 때문에 더 짧았습니다, 유일하게 본 것은 아마 ‘Welcome to New Brunswick’ 사인이었을 겁니다.

어쨌든, 이제 여행 이야기를 하겠습니다. 아시아의 무더위의 밀집된 고층건물 정글에서 추운 모기의 대지로 여러모로 큰 전환이었네요. 이번에는 시작부터 끝까지 RAW 사진으로 촬영 해서 이전까지 올렸던 사진들에 비해 더 잘 찍힌 것 같습니다.

교훈

여행에 대해 설명하기 전에, 캐나다 동부 여행에 관심 있으신 분들에게 충고를 남기겠습니다: 가기 하아아안참 전부터 예약을 해두세요, 특히나 렌터카를. 숫자를 대자면 약 반년 전부터 예약 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국내 여행이라고 쉬울 거라고 생각 할 수도 있지만 저도 함부로 얕봤다가 출발하기 전부터 큰코다칠뻔 했습니다.

여행지가 아무도 안 사는 오지고, 가는 시기가 성수기고, 출발하기 전까지 한 달만 남은 상태에서 예약을 했더니 필요한 차 두대를 예약 못 할 뻔했습니다. 도착/출발 공항이 달라서 최악의 경우에는 공항에서 벗어나지 못 하게 될뻔했죠. 더하여, 말 그대로 마차를 빌리게 되어서 렌트값이 장난 아니고 대략 항공권 값의 두배 였습니다. 그래서 다시 한 번, 동부 여행에 관심 있으신 분들은 큰 간격을 앞두고 미리미리 예약하시길 바랍니다. 인터넷 댓글에는 1년 전부터 예약해도 과하지 않다라는 것을 목격했습니다.

또 다른 교훈은 일정에 여유를 두는 것입니다. 목적지들이 워낙 띄엄띄엄 떨어져있어서 이동시간이 상당합니다, 일정을 먼저 새우고 그 다음에 얼마 걸릴지 계산을 하는 것이 맞습니다. 반대로 정해진 시간 안에 꾸역꾸역 일정을 넣으려다 안 좋게 풀릴 수 있습니다. 많은 시간을 운전하면서 보낼 것이고 날씨가 틀어지면 순식간에 일정이 뒤틀릴 수 있습니다.

이제 본격적인 여행 이야기를 하겠습니다.

노바 스코샤

프린스 에드워드 섬과 노바 스코샤의 일정 지도
지도 출처: 오픈스트리트맵. 빨강은 운전 경로, 보라색은 항로

노바 스코샤에서 보낸 시간은 48시간을 지나지 않았고 운전 거리는 약 천 킬로미터를 넘었습니다. 중요 목적지들은 아래와 같습니다:

  1. 샬럿타운과 (Charlottetown) 컨페더레이션 다리 (Confederation Bridge), 진짜 목적지에 해당한다면 (1)
  2. 카봇 트레일 (Cabot Trail) 운전과 스카이라인 트레일 (Skyline Trail) (2)
  3. 번트코트 헤드 공원과 (Burntcoat Head Park) 펀디만 (Bay of Fundy) (3)
  4. 루넨버그 (Lunenburg) (4)

(5)번 점은 핼리팩스시가 아니고 공항입니다. 이미 빡빡한 스케줄에 핼리팩스 구경도 고려했지만 결국은 아주 특별하지 않은 도시라 빼냈고 아쉽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여행의 샬럿타운부터 시작되었지만 인구가 약 4만 명밖에 안 되는 마을이여서 볼 것이 정말로 없었습니다. 그래서 얼른 노바 스코샤에 향하러 컨페더레이션 다리를 건넜습니다. 이것은 PEI 를 캐나다 대륙과 이어주는 유일한 다리고 길이가 뛰어납니다. 놀랍게도 양방 차선이 하나밖에 없고 건너는 동안에 콘크리트 장벽 때문에 풍경이 가려져서 먼 바다만 보였습니다. PEI 에서 할 것의 목록을 떠올려보니 야예 일정에서 빼먹었어도 됬을 것 같습니다. 차라리 그 시간으로 아름다운 캐봇 트레일 구경을 더 했으면 좋았을 것 같습니다.

여름에 스카이라인 트레일에서 본 캐봇 트레일

캐봇 트레일은 노바 스코샤 북쪽의 케이프 브레튼 섬을 도는 순환로입니다. 다양한 등산길과 공원이 있으며 멋있는 해안 경치가 펼쳐져있습니다. 샬럿타운에서 차로 약 6 시간 떨어져있고 중간에 볼 것이 없어서 최대한 트레일에서 보내는 시간을 최대화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날씨가 맑고 시계 반대 방향으로 운전하면 동쪽에 일출을 아니면 서쪽에 일몰을 볼 수 있습니다. 한 바퀴 돌 시간은 없어서 저는 바로 명소인 스카이라인 트레일 공원에 갔습니다. 이곳에서는 해안을 따라 섬을 강처럼 도는 도로의 모습이 보입니다. 풍경이 가장 아름다운 시기는 나뭇입이 붉게 변하는 가을에 골드아워라고 하지만 (golden hour) 한여름에 봐도 감동적입니다. 전망대가 산 꼭대기에 위치했고 바다가 전혀 가려져있지 않기 때문에 매우 강한 바람이 붑니다. 풍경이 끝내주는 드라이브를 좋아하시는 분들에게는 캐봇 트레일은 반드시 운전해봐야할 코스입니다. 온 도로를 보기에 시간이 부족했음에도 만족스러웠고 예쁜 사진을 찍을 수 있었습니다.

해저에서 본 번트코트 헤드 공원

캐봇 트레일까지 오가는 데 힘들었지만 뿌듯한 하루였습니다. 다음 날 아침은 펀디만의 썰물을 보러 또 5 시간의 운전이 있어서 반복하지만 이동 거리를 얕보면 안 됩니다. 이 만은 밀물과 썰물의 높이 차이가 세상에서 가장 큰 것으로 기록을 갖고있는데 직접 목격하면 환상적인 경치가 나타납니다. 썰물에 해안을 따라 운전하면 드러난 해저가 슬슬 말라가는 것 같은 풍경이 보입니다. 시간이 부족한 탓으로 밀물과 썰물을 비교하기 위해 밀물 때의 펀디만을 못 봐서 아쉽긴하지만 썰물만 보는 것으로 충분했습니다. 밀물을 보는 것은 다음 기회에 하는 것으로 해야겠네요.

펀디만은 뉴 브런즈윅주와 노바 스쿄사주 사이에 위치하고 여러 군데에서 볼 수 있습니다. 저는 노바 스코샤 편의 번트코트 헤드 공원에 (Burntcoat Head Park) 가서 썰물 때에 드러나는 해저를 걸었습니다. 노바 스코샤는 붉은 흙이 많아서 푸른 하늘과 바다와 붉은 땅의 진한 콘트라스트가 눈에 톡 들어옵니다. 화성에 물이 있었으면 이렇게 생겼을까라고 고민하게 되네요. 해조랑 바다 달팽이가 여기저기에 다 있고 바닥은 질척질척한 흙으로 구성되어있고 매우 미끄럽습니다. 밀물이 들어오기 전에 높은 곳으로 가라는 경고가 있습니다, 안 그러면 밀물에 갇혀질 수 있으니까요.

루넨버그 해안가

노바 스코샤에서 마지막으로 방문한 곳은 1700년대 영국 식민지 때의 설립부터 모습을 유지한 마을, 루넨버그입니다. 번트코트 해드 공원에서 약 2시간 떨어져있습니다. 루넨버그는 해안가와 알록달록한 색의 건물들로 유명하지만 이것은 약간의 거짓말입니다. 인터넷 사진에서 본 풍경을 보고싶다면 배를 타고 물 위로 나가야합니다, 실제로 부두에서 본 풍경은 그다지 특별하지 않고 자동차, 아스팔트 및 현대 물건들로 분위기를 약간 잡칩니다. 솔직히 루넨버그에서 보낸 시간이 가장 후회되고 아깝습니다, 차라리 이 시간으로 핼리팩스를 구경하거나 펀디만을 더 봤었으면 합니다.

뉴펀랜드

뉴펀랜드 일정 지도
지도 출처: 오픈스트리트맵. 빨강은 운전 경로, 보라색은 항로

노바 스코샤의 바람처럼 스쳐가는 여행을 마치고 뉴펀랜드로 이동했는데 이곳은 캐나다가 선진국이라는 이미지에 큰 모순 같았습니다. 디어 레이크 (Deer Lake) 마을에 도착해서 공항부터 단 몇 분만 운전해 나갔더니 전화 신호가 여행이 끝날 때까지 전혀 안 잡혔습니다. 디어 레이크로 가는 비행기는 소형 터보프롭이었고 땅에 착륙하기 일보직전까지도 순수히 자연밖에 안 보였습니다. 뉴펀랜드 여행의 대부분은 인구가 2만명이고 감수하고 있는 대복방반도 (Great Northern Peninsula) 에서 벌어졌습니다. 지나친 조그만 촌들이 어떻게 수도랑 전기가 있는지 놀라울 정도로 인구밀도가 희박합니다. 노바 스코샤처럼 여기서도 운전거리가 상당했고 (여기도 약 천 킬로미터) 바위랑 슾지랑 숲말고 아무것도 없는 땅이었습니다. 문명생활을 제대로 벗어나지 못 한 분들에게는 아주 재밌는 경험이겠죠.

선진국에 오지 있는 것이 안 좋다는 혹평은 절대 아닙니다, 단지 광역 토론토의 모습에 비해 너무나 정반대라는 것입니다. 오히려 단순히 밀집한 도시만 있는 환경이 아니고 이렇게 쉽게 도달할 수 있는 오지가 있는 것이 여행적으로 장점이 아닌가 싶네요. 어쩄든간에, 뉴펀랜드의 목적지들은 아래와 같습니다:

  1. 랑즈 오우 메도우 (L’Anse aux Meadows, 줄여서 랑즈) 바이킹 유적지 (2)
  2. 세인트 안토니 (St. Anthony) 빙산과 고래 구경 투어 (2)
  3. 그로스 몬 국립공원 (Gros Morne National Park) (3)

(1)번 점은 디어 레이크입니다. 7월에 도착했음에도 불구하고 날씨느 편안하게 시원했습니다. 여행 덕분에 토론토의 폭염을 피할 수 있었고 대신에 20 도를 넘지 않는 공기를 맞아서 쾌적했습니다. 대북방반도의 운전은 간단하게 바이킹 트레일이라는 해안 도로를 따르는 것이었고 곳곳에 예쁜 경치를 볼 수 있는 정차점들이 있었습니다. 드라이브도 여행에 일부여서 가끔씩 멈춰서 주변을 바라보는 것을 추천합니다.

랑즈 오 메도즈 재현된 건물

약 천 년전에 설립되었고 그린랜드를 재외하고 아메리카 대륙의 유일한 바이킹 주거지로 확인되었습니다. 자연의 힘이 괭장하다는 증거가 보이죠, 원래 주거지의 유일하게 남은 흔적은 잔디밭의 자국이고 누군가가 살았다는 증거가 하나도 남지 않았습니다. 존재하는 건물들은 원조을 빼닮게 지은 재현들이고 의상을 입은 스태프가 유적지에 대한 이야기를 나눕니다.

랑즈 오 메도즈의 재현된 건물의 속 안

모습만으로 랑즈는 볼 것이 많지 않은 작은 장소입니다, 역사와 이야기를 들어야지만 이곳의 가치를 이해할 수 있습니다. 운이 없게도 뉴펀랜드 여행 동안의 날씨는 짙은 안개와 두꺼운 구름 낀 하늘만 가득해서 사진이 아쉬었지만 긍정적으로 돌리자면 미지랑 신비로움의 테마를 살려준다고 해야하나요. 어차피 날씨가 좋으면 벌레가 우글우글하니까 어쩔 수가 없네요.

세인트 안토니 근처의 하프물범

다음 목적지는 세인트 안토니 마을에서 고래와 빙산 구경하는 것이었습니다. 대북방반도에서 가장 인구가 많은 곳이라 나름 작은 마을처럼 생겼죠. 이전에 디어 레이크의 날씨는 시원하다 했는데 세인트 안토니는 추웠습니다. 7월에도 기온이 10도 이하일 수 있으니 두꺼운 옷을 준비해 갖고 오세요. 물론, 이 추위 덕분에 빙산이 이때까지도 존재할 수 있는 것이겠죠. 대부분의 보트 투어 길이는 약 2시간이어서 바다로 나가고 느긋하게 구경할 시간이 충분합니다. 다행이 짙은 안개와 나쁜 시야에도 바람과 파도가 아주 잠잠했습니다. 안타깝게도 고래는 없었지만 물범을 목격했습니다.

빙산 조각의 울퉁불퉁한 촉감과 기품

보트에서 4개의 빙산을 봤고 꽤 가깝게 접근도 했습니다. 가이드가 각 빙산의 특징에 대해 깊은 설명을 해줬습니다, 왜 얼음 색깔이 파란지, 빙산이 구를 때, 금이 간 선과 균열의 원인, 그리고 어떻게 빙산이 녹았는지까지도요. 어떤 빙산은 파도의 침식 때문에 메끈하고 또 어떤 것은 최근에 부서져서 들쭉날쭉합니다. 빙산의 조각도 손으로 만지고 핥기도 했습니다. 믿기 어렵겠지만 맛은 얼음 맛이 나더라요. 깨끗한 얼음은 아니겠지만 바다에 수영하다 물을 잘못 삼킨 것이랑 비슷하겠죠. 신기하게도 빙산은 얼음 속에 수많은 기품이 갇혀있고 골프 공처럼 딤플로 덮혀있습니다.

빙하계절 말기의 빙산

뉴펀랜드의 마지막 목적지는 그로스 몬 국립공원의 두 군데인 ‘웨스턴 브룩 폰드’ (Western Brook Pond) 랑 ‘테이블랜즈’ (Tablelands) 를 보는 것이었습니다. 웨스턴 브룩 폰드는 (연못보다는 호수에 더 가까움) 최종 빙기 극대기에 생긴 피오르이며 호수를 건너는 배가 운영합니다. 테이블렌즈는 지구 맨틀에서 나온 아주 눈에 띄는 색을 가진 대지입니다. 정말 아쉽게도 이 날의 날씨가 최악이어서 보트가 이틀째 취소되었고 30 미터 이상 떨어진 물건을 못 볼 정도로 시야가 나빴습니다. 따라서 제대로 찍힌 사진이 없어서 속상합니다. 밤운전도 안개 때문에 아주 위험했고 느릿느릿하게 서행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가끔씩 보였던 무스랑 캐리부 주의구역 사인이 불안감에 더 해줬죠. 참고로, 당일에 테이블랜즈에서 찍은 사진이 아래에 있습니다. 맑은 날에는 황금색 돌로 이루어진 산이 있을텐데 RAW 사진 편집도 안개를 이겨낼 수 없었습니다.

테이블랜즈의 매우 짙은 안개

그나마 테이블랜즈에는 가이드 투어가 땅의 특별함을 설명해줬습니다. 이 부근의 생존은 몹시 혹독합니다. 토지에는 독성물질이 가득차있고, 사나운 바람은 나무를 삐뚤게 자라게 하고, 추위와 눈 때문에 빙하가 생기기 적합한 장소입니다. 반면에 웨스터 브룩 폰드는 이보다 더 나빴습니다. 배 선착장까지 가는데 볼 것 없는 45분 길이의 산책이 기다리고 있는데 막상 도착했더니 당일의 운영은 중단 되었다고 하니 기다리던 사람들 모두 기가 푹 죽었죠.

에필로그

평소는 여행을 다녀오면 토론토에는 명소, 인프라, 지하철 등등의 무언가가 빠졌는지 반성하게 되는데 이번은 정반대였습니다. 뉴펀랜드에서 특히나 문명이 얼마나 빨리 사라질 수 있는지 깨달았습니다, 맛있는 음식이 있기는커녕 전화 신호조차 터지지 않는 땅입니다. 수백명의 작은 촌 생활을 경험하면 도시의 편의시설에 감사함을 느끼게되죠.

여행내내 음식에 대해 할말은 없고 물가는 마치 해외여행 하듯이 비쌌지만 봤던 경치들은 아름다웠습니다. 캐나다에는 아무에게도 발견되지 않은채로 죽을 수 있는 땅이 어마어마한데, 동부주들에 가보니 이런 땅의 경계선까지 도달했다고 느꼈습니다. 쉽게 대자연과 거대한 국립공원을 방문할 수 있다니 참 축복 받은 땅이네요. 이로서 날씨는 아쉬운 점이 많았지만 여해을 갔다오기를 잘 했다고 생각합니다. 미래에는 더 긴 시간을 보내서 노바 스코샤랑 뉴펀랜드를 더 제대로 탐험할 날이 왔으면 좋겠습니다, 시간이 있으면 뉴 브런즈윅에도 포함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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