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니터 모델명 고치기

XG27AQMR? 뭔데 그거?

아래에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 제품들이 있습니다. 어느 것이 최고인지 마춰보세요.

  1. 플레이스테이션 1
  2. 플레이스테이션 2
  3. 플레이스테이션 3
  4. 플레이스테이션 4
  5. 플레이스테이션 5

예가 하나 더 있습니다. 아래는 인텔이 만드는 컴퓨터 프로세서들 입니다. 어느 것이 ‘최고’인지 마춰보세요.

  1. i3 13100
  2. i5 13600K
  3. i7 13700F
  4. i9 13900KF

명확한 제품 네이밍은 이래야 합니다. 일반 소비자는 더 큰 숫자가 당연히 더 좋을거라 생각합니다. 예외는 있지만, 그것은 구매자를 일부러 속이려거나 제품 스펙의 다양한 면을 하나의 숫자로 간략화 못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 중에서도 이해하기 매우 어려운 이름을 가진 제품은 바로 컴퓨터 모니터입니다. 예를들면 제 모니터 모델명은 Asus ROG Strix XG27AQMR 입니다. 앞의 ‘Asus ROG Strix’ 는 무시하고 뒤의 XG27AQMR 를 자세히 봅시다. 무슨 의미일까요?

모니터 이름에는 무슨 요소가 들어갈까?

모니터의 중요한 스펙들은 이것들입니다.

  1. 크기 (대각선 길이)
  2. 해상도
  3. 주사율
  4. 파넬 종류

프로세서와 콘솔과는 달리, 모니터 가격을 정하는 한 가지의 스펙은 없습니다. 꼭 큰 숫자가 있다고 더 좋은 제품이 되지않습니다, 누구에게는 32 인치 모니터보다 24 인치 화면이 더 적합할 수 있죠. 게이밍 모니터는 매우 빠를 수 있지만 느린 사무용 모니터는 유용한 KVM 및 썬더볼트 단자를 탑제할 수 있고, 전문작업용 모니터는 정확한 색상 표현력과 높은 픽셀 밀도를 갖고 있을 수 있습니다.

즉, 모니터 모델명들은 본 제품의 모든 기능을 이름 하나에 다 집어넣을려고 합니다: 크기, 단자, 주사율, 파넬 종류, 등등. 그런데 반대로 이름이 너무 복잡해져서 아무도 해독할 수 없는 암호가 됐버렸습니다.

아까 꺼낸 XG27AQMR 를 다시 한 번 봅시다:

  1. 27 인치
  2. 1440p
  3. IPS 파넬
  4. 300 Hz 주사율

스펙만 봐서 해독할 수 있는건 여기까지입니다. 아직 영문을 모르는 3 글자가 남아있습니다. 대부분의 모니터 모델명들은 숫자나 글자 한 개로 발매년을 알리는데 이 모니터는 모르겠습니다. 에이수스의 웹사이트에서 “XG27” 를 검색하면 이름이 매우 비슷한 제품들이 잔뜩 나옵니다:

과연 소비자가 어떻게 이걸 구별할 수 있을까요?

지금까지 에이수스의 “XG27” 시리즈의 제품들만 봐왔습니다. “XG32” 랑 “PG” 로 시작하는 모니터들이 끝도 없이 있습니다. 에이수스를 제외한 수십개의 모니터 브랜드들을 꺼내지도 않았습니다. 이들은 각각 다른 명명법을 이용합니다. 제조사마다 다른 명명법을 사용하고 제품 스펙이 아주 다차원적이니 터무니없는 모델명을 안 보기가 어렵습니다.

그럼 이제 이 문제를 풀어봅시다.

우선 지금이랑 과거에 발매된 모니터 모델명들 몇 개 살펴 보겠습니다. 봐서 제소자들의 명명법이 어떻게 됐는지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에일리언웨어 AW3423DWF

델/에일리어웨어의 인기 많은 OLED 모니터.

LG 27GL83A-B

글자 숫자가 뭘 의미하는지 까맣게 모르겠습니다.

Gigabyte M32U

와. 아주 직구적인 모델명이네요.

삼성 오데시 OLED G9

흠… 요것도 괜찮네요.

AOC 24G2SP

너무 빨리 말했네요, 곧바로 암호가 또 나왔습니다.

새 명명법

이렇게 보면 과연 위의 예가 얼마나 도움이 됐는지 모르겠습니다. 반대로 역시 지금 쓰이는 모니터 명명법들이 얼마나 잰말놀이 같은지 증명 했을뿐 같습니다. 이 상황을 개선할 수 있는지 보겠습니다.

짧은게 낫다

짧은 모델명이 긴 것 보다 더 우수합니다, 우선 검색창에 입력하는게 가능하니까요. 단점은 중요 스펙을 숨긴다는 것이죠. 하지만 이것은 좋은 타협입니다. 어차피 구매자가 구입 전에 제품 사항을 알아보는게 맞는 행동이니까요.

중요점은 “클수록 더 좋다” 입니다. 안드로이드 13 보다 안드로이드 14가 더 좋다고 인식되는게 당연하니까요.

세대 숫자/글자

모든 모니터 모델명은 그 모델의 발매년 및 세대를 나타내는 숫자나 글자가 있습니다, 아이폰 15 와 아이폰 16 의 차이점처럼. 이와 같은 개념을 써면 됩니다. 이 명명법에는 글자를 쓰겠습니다. “A” 가 1세대 제품을 의미하고 2세대는 “B” 를 사용합니다.

세분

위에 있는 모니터들은 전부 게이밍용 모니터지만 이 명명법은 그 외의 세분에도 해당할 수 있어야 합니다. 간단한 예를 들자면 게이밍용 제품은 “아드레날린” 을 쓰게 하고 사무용 제품은 “프로” 를 쓰게 하겠습니다.

표시할 스펙

전반적으로 “더 크면 더 좋다” 원칙이 모니터에도 먹힙니다. 더 높은 주사율과 해상도는 곅관적으로 좋으며 많은 사람들이 작은 화면보다 더 큰 화면을 선호할거라 믿습니다. 하지만 3가지의 스펙을 모델명에 담기가 어렵습니다. 특히 셋 중에서 주사율은 모델명에서 거의 나타나지 않는 스펙입니다. 크기와 해상도를 넣어볼려고 해보겠습니다.

삼성의 “G9” (“G8”, “G7”, 등등) 명명법이 잘 통할 것 같습니다. 문제점은 삼성의 전 세대 G9 모델명도 똑같은 G9 이었습니다. 햇갈리지 않기 위해서 아까의 세대 글자를 이용하겠습니다. 이걸로 “더 크면 더 좋다” 새 명명법의 기반을 지어냈습니다. 예를 들면 “A8” 은 “A4” 보다 더 좋은 제품입니다.

화면 크기

에플이 사용하는 “플러스” 를 붙여서 더 큰 화면 크기를 표현할 수 있습니다. 즉, “A8 플러스"는 일반 “A8” 보다 더 큽니다. 반대로 “미니” 나 유의어를 붙여서 더 작은 페널을 표현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많은 4K 모니터들은 32 인치 짜리 입니다. 하지만, 소수의 4K 모니터들은 27 인치 입니다.

다음은 울트라와이드를 붙여보겠습니다. “와이드"를 덧붙이면 울트라와이드 모니터를 의미합니다. 이러면 34 인치 울트라와이드 A8 은 “A8 와이드” 이고 38 인치 울트라와이드는 “A8 와이드 플러스” 가 됩니다. 짧은 “+” 로 대체할 수도 있습니다.

“와이드"를 붙이면 이름이 너무 길어진다고 느끼면 어느 한 숫자를 넘어야지만 울트라와이드가 나온다고 암시해도 됩니다. 예를 들면 A7이나 이상 급의 모니터만 울트라와이드 옵션이 나오거나 오로지 A10만 울트라와이드 모델로 만드면 됩니다.

파넬 종류 - OLED

고급 모니터 사이에서 OLED 모니터들이 빨리 인기를 끌고있습니다. 삼성의 모델명처럼 OLED 페널을 탑제한 모니터에 “OLED” 을 덧붙일 수 있습니다, 혹은 글자 한 개를 쓸 수도 있습니다.

해상도

실상의 모니터 시장의 고해상도 모니터는 고급 제품에만 판매됩니다. 더이상 모델명에 글자를 붙이면 이름이 너무 길어지니까 다시 “더 큰 숫자가 더 고급이다” 원칙을 쓸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A3 과 A4 는 둘 다 1080p 화면입니다. A5 에서 A7 은 1440p 이며 A8 에서 A10 는 4K 입니다. 더 높은 5K 및 6K 해상도를 끼기 위해 숫자를 조작하거나 10보다 더 큰 숫자를 쓰면 됩니다.

실험 단계

기초 명명법을 만들었으니 한 번 써보겠습니다.

프로 A3
1080p, IPS 페널, 24 인치, 60 Hz 주사율, 2024 발매
아드레날린 C8 OLED 미니
4K, OLED 페널, 27 인치, 144 Hz 주사율, 2026 발매
아드레날린 A5 플러스
1440p, IPS 페널, 27 인치, 120 Hz 주사율, 2024 발매
프로 B10+ 와이드
5K, 38 인치 울트라와이드, 240 Hz 주사율, 2025 발매

나쁘지 않은것 같습니다. 최악의 경우에는 “아드레날린 A9 OLED 와이드 플러스” 같은 이름이 나오지만 AOC Q27G3XMN 의 의미를 해독할려는 것보다 낫습니다.

단, 실상 모니터 시장에는 예외가 또 있습니다. 24 인치, 1080p 해상도에 TN 페널을 탑제한 모니터가 떠오릅니다. TN 페널은 색상과 시야각이 매우 안 좋고 싸구려 제품에만 쓰이는 걸로 알려져 있습니다. 즉, 이 조합은 10년 전에 나온 품질 낮은 모니터의 스펙처럼 들리겠지만 사실은 2023년에 발매된 이스포츠용 (esports) 모니터입니다. 주사율이 무려 540 Hz 에 도달하고 정가가 미화 900 불입니다.

이런 특히한 예외는 일단 * 별을 붙이겠습니다. 다른 예외경우가 어떻게 이 명명법을 어길 수 있는지 고려해보지 않았지만 더이상 모델명을 더 길게 만들 수 없겠습니다. 즉, 일단은 * 혹은 글자 “S” 를 이용해서 특급 제품을 배정하겠습니다. 이로서 위의 900 불 모니터는 “아드레날린 A4S” 가 됩니다. 아니면 접두사를 써서 “하이퍼 아드레날린 A4” 가 됩니다.

결말

지금의 모니터 명명법들은 전부다 엉망입니다. 제조사들은 각각 다른 사전을 이용하며 모델명을 만들고 일반 소비자들은 나온 모델명의 한두 개의 글자만 알아맞출 수 있을겁니다. 삼성및 기가바이트가 사용하는 간단한 명명법이 최선입니다.

다시 말하지만 모니터 스펙은 다차원적입니다. 딱딱한 “더 큰게 더 좋다” 규칙이 구체적인 스펙을 감춘다는 거지만 그 외에는 생각나느 단점이 없습니다. 게다가 어차피 많은 소비자들이 “더 큰게 더 좋다” 원칙을 따르지 않습니다.

결국은 제 모니터 모델명을 XG27AQMR 로 인식하거나 아드레날린 A6 이라고 부를 수 있습니다. 두 번쨰 선택이 훨씬 좋아 보입니다, 약간 애매하다 해도. 덤으로 랜덤한 스트링보다 읽을 수 있는 단어로 구성된 제품명이 기억헤 더 잘 남습니다. “아드레날린 C9 미니 OLED” 가 “G27ODB-F” 가 되면 어느 쪽이 더 읽기 쉬운지 생각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