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처럼 올해에 플레이했던 게임들에 대한 기록을 썼습니다. 지난번처럼 딱 며칠만에 작성한 것이 이나고 게임을 하나씩 했을 때마다 업데이트 해왔습니다. 이번에는 게임마다 언제 소감을 썼는지 타임스탬프를 남겨놨습니다.
시간 기록 외에 두 가지의 정보를 추가했습니다.
- 플레이 시간. 모든 업적을 따려고하지 않고 평균보다 좀 더 느리게 플레이하는 스타일입니다
- 가장 재밌었던 게임에게 “올해 최고의 게임”/“게임 오브 더 이어” 상을 부여했습니다
그리고 (있을 수 있는) 법률적인 이유로: 아래에 있는 모든 아트의 저작권은 해당 저작권 소유자가 소유합니다.
타이틀
천수의 사쿠나히메
- 클리어한 날: 2월 21일
- 플레이 시간: 70시간
약 2년간 백로그에 있던 게임입니다. 2년 전 쯤에 한 20시간 정도 플레이했다가 아무 이유없이 갑자기 그만뒀습니다. 최근에 시작했던 것을 끝내기 위해 돌아왔습니다.
참으로 재밌고 독특한 핵 앤 슬래시 + (거짓말이 아니고요) 벼농사 시뮬레이터. 게임에서 배운 자세한 농사 기술과 공정 덕분에 간단한 밥을 먹고 사는 것에 깊은 인상을 얻었습니다.
- 논갈기를 한다
- 두 번째 해부터 기비를 할 수 있다 (갈기 전에 비료를 미리 뿌리는 것)
- 볍씨 선별을 한다
- 볍씨를 물에 담그고 진흙이나 소금을 섞어넣어 질이 낮은 볍씨를 골라낸다
- 모내기를 한다
- 심는 밀도는 질과 수확량에 영향을 미친다
- 꾸준하게 잡초와 해충을 없애준다
- 오리한테 맡길 수도 있지만 너무 오래 내버려두면 벼 이삭을 먹어버린다
- 혹은 거미에 의존하면 더 좋은데 오리에게 먹힌다
- 비료를 항상 준비해놓고 자주 뿌린다
- 과하게 쓰면 벼가 너무 자라 쌀 양분이 줄어든다
- 소금은 효과적인 살충제, 제초제, 그리고 독이다
- 논 수심과 수온을 유지시켜줘야한다
- 수심과 수온은 계절에 따라 바꿔줘야한다
- 한여름에 중간 낙수를 잊지 않는다
- 벼의 생육을 지켜본다
- 비와 햇빛의 노출량을 주의한다
- 질병과 해충이 있는지 살펴본다
- 쌀을 수확, 건조, 탈곡, 그리고 도정한다
- 꼭 겨울이 오기 전에 건조를 끝낸다
- 도정을 조금만 하면 현미가 나온다. 완전히 해야 백미가 된다
- 쌀로 밥을 만들어먹어서 몸을 강화시킨다
- 봄이 다가올 때 반복한다
- 손으로 도정하다가 물레방아로 자동화하거나 손으로 밭갈이하다가 소랑 쟁기를 쓰게되는 인류의 발전을 지켜본다
지나치게 자세한데요.
먹는 음식의 질과 수확하는 쌀은 캐릭터 스탯에 영향을 미치니까 농사를 무시할 수 없습니다. 아무것도 없는 시작점에서 차츰 발전해나가는 과정에 성취감을 느낍니다. 첫 끼는 매뚜기랑 물밖에 없지만 나중에는 왕처럼 전골이랑 간식을 먹고 술도 마실 수 있습니다.
천수의 사쿠나히메는 아주 재밌는 게임이었습니다. 농사를 배워가면서 재배와 인류의 초창기 역사를 조금 알게된 것 같습니다. 초창기의 전투는 살짝 어색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중요한 동작과 실력을 얻으면 수월하고 재밌어집니다.
그리고 이 게임도 JRPG 이다보니 그라인딩을 원하시는 플레이어에는 300 층짜리 던젼 미니게임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저는 귀찮아서 꼭대기까지 가지 못했지만 200층까지 도달했습니다.
미러스 엣지
- 클리어한 날: 3월 30일
- 플레이 시간: 9시간
아주 오랫동안 백로그에 처박혀있던 게임입니다. 게임을 처음 열었을 때 PhysX (와 정말로 오래된 건데요) 를 설치해서 게임 속에 산산조각난 창문이 프레임 레이트를 슬라이드쇼로 만들어버리는 실수를 저질렀습니다. 미러스 엣지는 2008년에 출시됐으니 아마 1440p 화질 모니터가 대중화 되기 전에 나왔을겁니다. 화질을 1440p 로 정할 때 모든 것이 (글씨랑 UI 마저도) 업스케일 돼서 메뉴가 픽셀화 되버립니다.
유명한 반 쯤 레트로 게임이 된 파쿠르 게임입니다. 실력이 좋은 플레이어는 수월하고 쾌적하게 클리어 할 수 있겠지만 저는 서투러서 쾌적하기는 커녕 답답한 적이 몇 번있었습니다, 물론 이건 개인 실력 문제지만요.
전체적으로 미러스 엣지에서 독톡한 게임이라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보너스로 좋은 사운드트랙도 있습니다. 지금껏 해본 게임들 중에서 개성이 아주 독특한 편이었습니다. 게임플레이의 흐름에 익숙해질 수만 있다면 아주 쾌적한 경험이 될 것 같습니다.
로로나의 아틀리에 DX
- 클리어한 날: 7월 29일
- 플레이 시간: 33시간
로로나의 아틀리에는 아틀리에 시리즈의 알란드 서브시리즈의 첫 타이틀입니다. 몇 년전에 세일 중에 별 생각없이 시리즈를 구매했습니다. 그 때 로로나를 플레이해봤는데 불과 몇 시간도 안 지나서 그만뒀습니다. 즉, 이번에 꼭 클리어하겠다고 마음먹고 돌아온거죠.
로로나는 케주얼하고 진행하기 간단한 게임입니다. 대중에게 호평을 받은 이유를 알 것 같지만 개인적으로 잘 안 맞았던 것 같습니다. 이 게임에는 행동을 너무 머뭇하는 것을 방지하는 시간제한이 있습니다. 빠듯하고 어려운 제한은 아니지만 그래도 아예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로로나는 뉴 게임 플러스를 해야지만 제대로 즐길 수 있는 게임 중의 하나라서 썩 마음에 들지않았습니다. 전체적으로 좀 지루해서 끝에 다가갈수록 캐릭터랑 보너스 이벤트도 좀 놓쳤습니다.
일방적으로 비판만 가득한 리뷰처럼 들리겠지만 아직도 아틀리에 시리즈의 팬입니다. 다만, 로로나는 잘 맞지 않았던 게임 같습니다. 어쩌면 게임이 좀 오래된 편이고 개발자도 그 당시부터 많이 성장한 것 때문일 수도 있습니다. 단, 남아있는 알란드 서브시리즈의 게임들을 어떻게 할까 약간 고민이됩니다.
신작 아틀리에 게임들에 비하면 로로나는 더 구식적이고 작은 게임같이 느껴집니다. 카메라 조차도 고정 되어있을 정도입니다. 신작 게임들은 그래픽 및 에니메이션이 훨씬 더 향상 되어있고 전체적인 퀄리티 오브 라이프도 더 높습니다.
테일즈 오브 로딩 화면 어라이즈
- 클리어한 날: 8월 28일
- 플레이 시간: 57시간
친구들한테서 선물로 받은 게임이어서 (고마워 얘들아) 우선순위가 다른 백로그 게임들보다 더 높았습니다.
처음으로 플레이 해본 테일즈 시리즈의 게임이었습니다. 결론을 말하자면 그럭저럭 평범한 게임이고 해본 JRPG 중에서도 가장 JRPG 다운 게임이었던 것 같습니다.
JRPG 다운 게임이라는 것은 아래와 같습니다:
- 악한 신을 쓰러트려서 세상를 구한다
- 충분하고도 남을 그라인딩
- 우정이 모든 것을 이긴다
- 수작 애니메이션 커트신
다행이도 사이드 퀘스트 그라인드는 다른 JRPG 에 비해 심하지 않은 편입니다.
게임 설정과 전개는 괜찮게 시작되고 중반 쯤에서 정점을 찍고 뒤로 갈수록 약해집니다. 가장 좋았던 부분은 캐릭터 사이의 인연과 스킷이었습니다. 덕분에 모험에 더욱더 몰입할 수 있었고 캐릭터들에게서 개성기를 느꼈습니다. 성격이 진부한 편이지만 그래도 즐길 수 있을만큼의 깊이는 있었습니다.
전투는 때로 어색하고 답답한 순간들이 있었지만 이거는 초기에만 벌어지는 일이고 나중에는 유쾌하고 재미있어집니다… 모든 적의 체력이 거의 무한해질 때까지 말이죠 (마지막 던젼에서 아주 심할 정도로 지겨웠습니다). 컴퓨터 팀메이트가 그만 좀 바로 즉사하지 않았으면 좋았겠습니다.
음반은 평범한 편입니다. 훌륭한 음반을 가진 게임에 익숙해져서 그런지 어라이즈의 음반에 깊은 인상을 받지 않았습니다. 음반이 나쁘다는 평가는 아니지만 좀 잊혀질만한 정도인 것 같습니다.
전체적으로 테일즈 오브 어라이즈는 그럭저럭한 게임 같았습니다. 저한테는 손꼽힐 수준은 아니지만 누군가에는 사랑받을 게임이겠죠. 테일즈 시리즈의 첫 경험으로 약간 어정쩡했습니다.
그리고, 위의 부제에 적혀있는 “로딩 화면"은 게임에 지나치게 많은 로딩 화면에 대한 비판입니다. 오픈 월드를 기대한 것은 아니지만 맵 어디든 사이사이 이동할 때마다 로딩 화면이 있었습니다, 지역과 지역 사이, 건물과 지역 사이, 그리고 건물과 건물 사이에도. 각 지역들이 더 컸으면 좋았겠습니다, 너무 자주 끊기니까 연결된 세상을 탐험하는 느낌이 전혀 안 났습니다.
니어 레플리칸트 ver.√1.5
- 클리어한 날: 9월 14일
- 플레이 시간: 45시간
이 게임의 진짜 제목은 “니어 레플리칸트 ver.1.22474487139…” 지만 너무 길어서 부르기 무리한 이름을 짧게 만들어서 부르기 유리하게 만드겠습니다. (영어로 더 웃겼던 농담이에요, 아래에는 그냥 레플리칸트로 부르겠습니다)
래플리칸트도 몇 년간 백로그에 갇혀있던 게임이었습니다. 몇 년전에 유명한 니어 오토마타를 아주 재밌게 클리어해서 프리퀠이 (원작 니어) 리메이크화 된다고 들었을 때 관심 있었습니다.
개선되었지만 래플리칸트를 플레이하면서 그래도 약간 기반은 좀 오래됐다는 낌새가 났습니다. 엄밀히 말하자면 래플리칸트는 리메이크가 아닌 리마스터에 더 가깝기 때문이겠죠. 메뉴가 특히 좀 오래됬다는 느낌을 줬고 게임 엔진이 주사율에 영향을 받는다는 이유로 주사율이 초당 60 프레임으로 제한되어있는 (이 시대에 이런 일이?) 등의 문제점들이 있습니다. 무난히 플레이하기 위해 모드를 (mod) 몇 가지 사용했습니다. 구식적인 티가나는 또 한가지는 전형적인 사이드 퀘스트입니다.
게임의 근본적인 면이 오래된 것을 지나치면 오토마타에서 봤던 것들이 래플리칸트에도 있어서 좋았습니다. 카메라 촬영 기술, 스토리, 캐릭터 디자인, 그리고 특히나 음반 (니어 시리즈 음반은 아주 우수합니다). 오토마타가 속편인 것을 알지만 프리퀠인 래플리칸트를 플레이하면서 향수를 느꼈습니다. 원작 니어를 예전에 플레이했던 사람은 오토마타를 처음 해봤을 때 어떻게 느꼈는지 상상이 안 갑니다.
래플리칸트는 영어 더빙이 잘 되어있습니다. 보통 일본어 더빙이 있으면 그것을 선호하는데 래플리칸트의 경우에는 영어 더빙이 더 잘 어울리는 예외입니다.
클리어한 후의 소감은 오토마타가 더 나은 게임입니다. 스토리, 음반, 그리고 퀄리티 오브 라이프가 래플리칸트에 비해 우수합니다. 딱 한 게임만 할 수 있다면 오토마타를 선택하세요. 하지만, 래플리칸트도 해볼만한 가치가 있는 좋은 작품입니다. 스토리, 음반, 그리고 감정적인 면이 잘 아울러져있습니다.
전체적으로 래플리칸트를 재밌게 플레이했습니다. 제대로 리마스터화 되지 않아서 안타깝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게임의 근본은 시간이 지나도 쇠퇴하지 않았습니다.
스칼렛 넥서스
- 클리어한 날: 10월 05일
- 플레이 시간: 29시간
재밌게도 유일하게 한국판 제목만 “스칼렛 넥서스"에서 “스칼렛 스트링스"로 바뀌었더라고요. 아래에서는 나머지 나라판처럼 스칼렛 넥서스라고 부르겠습니다.
이 게임도 친구들한테서 선물 받았습니다. 위에 테일즈 오브 어라이즈가 최근에 해본 게임들 중에서 가장 JRPG 답다고 했습니다. 스칼렛 넥서스도 거의 비슷한 수준인 것 같습니다.
안타깝게도 이 게임은 그저 그랬습니다 (미안, 친구들). 장점을 말하자면 전투 시스템이 아주 독특하며 익숙해지니 만족스러웠습니다. 또는, 애니 게임들 사이에서 비주얼적으로 잘 만들어져있습니다. 게다가 게임 제작에 아마 모션 트래킹이 이용되었다는 짐작이 갑니다. 덕분에 비주얼적인 면을 더욱더 높여줬습니다.
다른 점을 말하자면, 스칼렛 넥서스의 세상의 디자인이 눈에 튀었습니다. 주 테마는 사이버펑크 세상에서 초능력자들이 미지의 괴물 “괴이"부터 인류를 수호한다는 것입니다. 모든 사람의 뇌의 초능력을 부여하는 칩을 박아넣거나, 텔레파시, “뇌 메세지”, 또는 AR에 비슷한 홀로그램 광고나 나오는 세상입니다. 상상하기 끔찍하지만 그만큼이나 잘 꾸며진 세상과 디자인이라고 볼 수도 있죠.
게임에 대한 호평은 여기까지입니다. 스토리 급하고 연결성 없이 전개되었고, 설명도 애매하고, 불합리적이었습니다. 사이드 퀘스트는 지극히 전형적인 수집/토벌 퀘스트여서 할 가치가 없습니다. 캐릭터들은 개성이 전혀 없고 “친구를 위해 싸우겠어” 와 “전멸해버려” 가 중첩되어 구별할 수 없습니다. 음반은 잊기 쉽습니다. 번역은 구글 번역을 틈틈이 이용한듯이 어색하게 되어있는 부분들이 많습니다. 전투 조정도 어색한 점이 있었습니다, 회피하거나 아이템을 사용하려는데 어려웠습니다.
개인적으로 중요한 결점은 귀찮은 방식으로 처리된 컷신이었습니다. 평범한 컷신에는 캐릭터가 움직이지만 스칼렛 넥서스에는 만화처럼 스틸샷을 잔뜩 보여주면서 캐릭터는 입만 움직이고 있었습니다. 정말로 ‘컷신’이라고 불릴만한 장면 거의 하나도 없었고 이로서 몰입감이 확 죽어있었습니다.
게임에 두 명의 주인공이 있고 결과적인 이야기는 같지만 전개는 선택된 캐릭터의 시각을 따라서 다르게 진행됩니다. 한 번 선택한 주인공은 도중에 바꿀 수 없으며 새로운 세이브 파일을 이용해야만 합니다. 즉, 양면에서 스토리를 알고싶으면 게임을 두 번 클리어 해야합니다. 뉴 게임 플러스를 하기 귀찮아서 한 번만 클리어하고 그만뒀습니다. 여태까지의 글이 쌘 비판같이 들리겠지만 게임이 나쁘다라고 지적하려는 것은 아닙니다. 게임을 좋아한 사람들이 몇 명은 있으니까 잘 못 만들어진 작품은 아니지만 저한테는 잘 안 맞는 게임이었을뿐입니다. 더욱더 개발자가 신경 써줬으면 가능성이 있었을 게임입니다. JRPG 를 좋아하시고 크게 새일 중이면 고려해볼만합니다.
용과 같이 0: 맹세의 장소
- 🎉올해의 게임🎉
- 클리어한 날: 11월 1일
- 플레이 시간: 79시간
또 하나의 백로그에 깊숙히 있던 게임입니다. 몇 년 전에 ‘바카미타이’ 딥페이크 밈에 웃겨 죽어서 세일 할 때 샀습니다. 플레이 해보니 바카미타이는 완전히 초면적인 밈이라는 걸 발견했습니다 (말그대로요, 게임 시작하자마자 첫 20분만에 노래가 나옵니다). 용과 같이 0 은 훌륭한 게임이며 제 ‘올해의 게임’ 상을 받습니다. 너무 재밌어서 때로는 중독 돼가고 있다고 느꼈고 한 번에 플레이하는 기간이 너무 길다고도 느꼈습니다.
용과 같이 0 에 모든 것이 마음에 쏙 들어서 단 몇 구절로 설명하기가 힘들 정도 입니다. 스토리, 코메디, 미니게임 (캬바쿠라 최고), 그리고 음반이 다 잘 개발되어있습니다. 스토리는 복잡하고, 놀라운 전개가 많고, 감정적인 순간들이 많고, 1980년대의 일본과 정치에서 영감을 받은 약간의 실화적인 면이 있습니다. 기분전환하고 싶을 때에는 노래방이나 디스코 클럽에 놀러가거나 당구장이나 아케이드에서 놀거나 혹은 진짜 성인 여배우들의 살짝 야한 짧은 영상도 볼 수 있습니다.
이 게임의 재밌는 점은 (그리고 시리즈의 나머지 타이틀도) 많은 캐릭터들이 현실 배우들을 모델로 삼았다는 것 입니다. 아마 가장 웃긴 부분은 위에 언급한 성인 여배우들입니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용과 같이 0 에 있는 대다수의 여성 NPC 들이 성인 여배우들을 바탕하여 이름과 얼굴을 썼습니다. 호기심이 강하신 분들은 (프라이빗 브라우저 탭을 이용해서) 이름을 쳐보세요.
더 진지한 얘기로 돌아가자면 많은 사람들이 용과 같이 게임들은 일종의 “오픈 월드” 스타일이라고 부르는데, 완전히 틀리거나 맞는 말이 아닙니다. 보통 떠오르는 와전히 개방고 자유롭게 탐험할 수 있는 세상의 “오픈 월드” 대신에 도시의 구역을 꼼꼼하게 재현시킨 세상입니다. 일반 오픈 월드의 밀도를 상당히 높여서 도시의 구서구석을 탐험할 수 있게된 세상입니다. 재밌고 신선한 경험이었습니다, 말로 듣기에는 이 시리즈는 토쿄랑 오사카를 정확히 재현시켰다고 하니까 간접적으로 도시를 볼 수 있는 기회가 됩니다.
용과 같이 0 의 한 가지의 장점은 사이드 퀘스트가 귀찮게 느껴지지 않는다는 아주 드문 경우입니다. 시간 낭비하는 수집 의뢰같은 느낌이 전혀 안 났고 거의 모든 퀘스트가 짧고 웃긴 (혹은 감정적인) 이야기였습니다.
간략하게 말하면 용과 같이 0 은 거의 단점이 없는 완벽한 게임입니다. 그래픽말고 비평할 수 있는 면이 없는데 어차피 출시된지 10년이 되가는 작품이니 할 말이 없습니다. 스토리도 좋고, 세상의 설정도 잘 되어있고, 음반도 뛰어나고, 할 사이드 콘텐츠도 메인 스토리보다 더 많습니다. 클리어하고 그만할 때 약간 허전한 기분을 받는 게임입니다. 용과 같이 0 를 아주 만족스럽게 클리어했고 속편인 용과 같이 극을 할 날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메탈 기어 라이징: 리벤전스
- 클리어한 날: 클리어 못 함
- 플레이 시간: 8시간
암스트롱 상원의원의 밈을 보고 세일 중에 충동적으로 산 또 하나의 게임입니다. 게임을 처음 오픈하고 메인 메뉴를 봤을 때 매우 신났는데 아쉽게도 거기까지가 좋은 점이었습니다. 리벤전스는 아마 클리어 못 한 채로 남아있을 게임이 될 것 같습니다. 밈에 대한 높은 기대가 있었는데 (결국에는 조금은 받았지만요) 실망스러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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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색한 전투 방식
헥엔슬래시 게임은 제 취향이 아니어서 아마 즐기지 못 했더 원인의 일부가 되었을겁니다. 게임에 실력이 서툰 편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지금까지 플렛포머, 전략, RPG, 액션 등등의 다양한 장르의 게임을 클리어 해왔습니다. 단지, 리벤전스의 방식에 익숙해지지 못 한 것일 수 있습니다. 보스전이 답답하게 느껴졌고 약간의 열을 받았다는 것을 자각했습니다. 몹전에도 적의 체력이 높아서 시간이 걸리기 시작했습니다. 게임하는데 쾌적감 대신 풀지 못 하는 답답함을 느끼는 거는 저랑 안 맞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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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이도를 낮출 수 없다
보스가 쓰러트린 뒤에 난이도를 낮춰서 클리어 해보기로 했습니다. 자존심 때문에 같은 난이도로 성공할 때까지 가는 끈기가 없는 편이어서 말이죠. 그런데 리벤전스에서는 난이도 변경은 새 세이브 파일을 만들 때만 가능합니다. 도중에 바꾸는게 불가능해서 만약 난이도를 낮추고 싶으면 게임을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합니다.
이 계기로 게임을 포기했습니다. 버튼 매싱 때문에 손이 살짝 아프기 시작했고 게임을 즐기지 않고 있었습니다. 마지막 순간에는 보스한테 당한 이후 마지막 체크포인트로 돌아갔는데 한참 전이었습니다. 게다가 포기했던 점 (제4장) 까지 거의 아무런 전개가 없었습니다.
리벤전스에 대한 호평적인 소감을 적을 수 있었으면 좋았겠습니다. 대중에게는 사랑받는 작품이지만 개인적으로는 즐기지 못 한 게임은 아마 이게 생전 처음일겁니다. 진심으로 시도 해봤습니다. 쳐내기를 익히지 못 해서 1시간 내로 포기한 것이 아닙니다.
소감에 영향은 없는 소감이 있습니다: 성능상 아주 부실하게 이식된 게임입니다. 지원되는 해상도는 1080p 이며 1440p 나 4K 는 지원되지 않습니다. 울트라와이드 화면비율로 출력하게 만드는 방법도 이상합니다. 리벤전스는 프로레스 와이드스크린 (Flawless Widescreen) 이라는 프로그램에 지원되는 게임입니다. 이 프로그램은 간편하게 울트라외드 출력을 지원 안 하는 게임이 지원하게끔 만드는 모딩 프로그램입니다. 지원된다고 나오지만 주의해야할 단점이 있습니다. 게임의 실행 파일를 또 다른 프로그램으로 패치해야지만 출력이 제대로 되었습니다. 덤으로, 게임에 초당 59 프레임 주사율 제한이 걸려있습니다.
원래 이 글의 제목이 “2024년에 클리어한 게임” 이었는데 리벤전스 때문에 바꿔야했습니다. 앞으로의 제목은 “ㅇㅇ에 플레이한 게임” 을 따를겁니다.
용과 같이 극
- 클리어한 날: 12월 19일
- 플레이 시간: 43시간
“극"은 “극한 몰살"의 줄임말?
용과 같이 0 을 아주 만족스럽게 플레이하고나서 세일중이던 용과 같이 ‘극’ 게임들을 구입했습니다. 용0 에 비하면 극1은 더 짧고 그래픽적으로 용0 처럼 생긴 플레이스테이션 2 게임에 유사합니다… 왜냐면 그것이 바로 용과 같이 극 이니까요. 극1은 플레이스테이션 2에 출시됐던 원작 용과 같이의 리메이크입니다. 설정과 이야기를 제외한 나머지는 상당한 업그레이드를 받았습니다.
원작은 낡은 게임인데 용0을 플레이하는 것 같은 기분이 나니 SEGA 가 리메이크를 잘 만든 것 같습니다. 하지만 기반이 되는 이야기와 전개는 확실히 낡은 티가 납니다. 스포일러는 피해서 설명하자면 몇 몇 중요한 캐릭터들의 활용이 아쉬었고 전개를 더 감정적이게 만들 수 있었는데 실패한 느낌이 납니다. 용0와는 달리, 극1의 이야기는 연결되지않은 여러 작은 이야기들로 구성되어있는 느낌이 났고 줄거리가 애매했습니다. 작품으로서 용0이 더 우수합니다.
게임을 비평하는 것처럼 들리겠지만 전부 다 나쁜게 아닙니다. 극1은 전체적으로 보면 잘 만들어졌습니다. 용0의 미니게임에 비해 조금 뒤쳐져있고, 서브스토리들과 전투는 용0와 동등합니다. 버블경제 이후의 일본을 조금 경험할 수 있었던 기회였습니다. 1980년대 후반의 삐삐랑 디스코에서 휴대폰과 현대적인 의상까지, 시대가 눈앞에서 변해가는 것을 목격한 것 같았습니다. 덤으로, 극1은 용0의 직속편작이니까 그 게임을 먼저 플레이한 분들에게 큰 팬서비스감이 느껴집니다.
요약하자면 극1은 재밌게 완료했고 극2로 시리즈를 계속하는 것이 기대됩니다.
요약
- 플레이한 게임 수: 9개
- 총 플레이 시간: 373 시간
2023년말에 클리어하겠다는 게임을 전부 다 했고 추가로 몇 가지 더 클리어했습니다. 목표물이 있게끔 적어 놓았던 것이 큰 도움이 된 것 같습니다. 계속해서, 이번에는 2025년도에 해보고 싶은 게임들을 아래에 적어놨습니다.
- 토토리의 아틀리에
- 용과 같이 극 2
- 베요네타
- 스텔라리스
하지만 기대되는 출시될 타이틀들이 몇 가지가 있어서 순서가 바뀔 수 있습니다.
- 유미아의 아틀리에
- 파이널 판타지 VII 리버스
- 제노블레이드 크로니클스 X
내년 연말에 또 좋은 글을 올리게 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