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키프에서 대탈출

좋은 것을 갖기가 참 어렵네요

스키프 이메일이 죽었습니다

와… 아주 빠르고 실망스러운 2달이었습니다. 스키프는 죽었고, 프로톤 메일 만만세.

이전에 이 도메인으로 이메일을 송수신 하기 시작 했다고 얘기 했습니다. 제가 고른 서비스 제공자는 스키프 (Skiff) 였습니다. 이 스타트업은 구글 워크스페이스와 프로톤 메일류의 서비스와 경쟁 했습니다. 오픈 소스 모델로 운영했고 종단간 암호화 이메일과 클라우드 드라이브 등등의 서비스를 제공 했습니다. 스키프는 창업 된지 2년 밖에 안 됐었지만 매우 빠른 속도로 서비스를 개선하고 있었습니다. 제공하는 소프트웨어가 다양한 기능들을 보여주기 시작했고 다른 서비스 제공자들의 유료 플랜과 치열히 경쟁하는 무료 플랜을 제공했습니다. 저는 스키프를 프로톤 메일 같은 서비스의 또 다른 경쟁자라고 취급했고 약 2달 전부터 사용하기 시작 했습니다.

그러다가 갑자기 몇 일 전에 큰 소식이 들어왔습니다. 스키프가 더 큰 회사에게 인수 됐고 반년 내로 모든 서비스가 정지 될 것입니다. 이 소식과 따른 일들이 너무나도 빨리 진행 됐습니다. 스키프의 서브 레딧 (subreddit) 이 닫혔고 동시에 디스코드 (discord) 서버가 폐쇄 됐고, 사용자인 제가 받은 단 하나의 이메일은 아래와 같았습니다. 너무나도 기업적인 용어가 넘쳐납니다.

“스키프의 인수에 관한 공지 이메일”
출처: 레딧

이쯤에선 감탄 밖에 안 나오네요. 애초부터 스키프가 이런 식으로 인수 될 계획이었다면 제대로 낚였다고 해야겠습니다.

다행이도 스키프에서 별 어려움 없이 벗어났습니다. 제 모든 이메일 주소들은 이제 개인 도메인을 이용하니 각 계정씩 등록된 이메일 주소를 바꿀 필요도 없고 그냥 DNS 기록만 수정하는 걸로 끝났습니다. 쉽게 이메일 제공자를 바꿀 수 있다는 이유만으로도 개인 도메인을 소유 하는데에 큰 장점입니다. 단지 이것을 깨닳게 된 이유가 이런 사건이었다는게 슬프네요.

스키프 계정을 닫고 결국은 프로톤 메일로 옮겼습니다. 여태껏 무료 플랜을 이용했지만 이제는 개인 도메인 지원이 필요하니 유료 플랜으로 바꿨습니다. 즉, 네, 저는 이메일 서비스에 돈을 내는 사람이 됐습니다. 일반인에게는 스트리밍 서비스에 구독하는 것 보다 훨씬 더 낯선 이야기 겠지만 저는 이메일 구독에 가치를 더 느낍니다.

그래서 이게 제 사연 이었습니다. 전 이메일 제공자가 자폭했으므로 프로톤 메일에 구독 하게 됐습니다. 아주 기분 좋은 사건이었네요. 가치 있는 서비스 제공하는 회사들부터 큰 신뢰감을 받았습니다.